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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 9. 주식 3개월 후 느낌점.txt

가카리 2017. 11. 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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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형냐들


적금으로 모아둔 돈을 가지고 몇 개월 짧은 기간이나마 주식을 하면서 느낀점을 적어보려고 해

(, 노하우 등은 아니니 기대하지는 말아줘!)

 

시작할 때만해도 '밥 먹고 주식만 하는 사람들도 가산탕진하고 애널리스트들이 하는 말도 틀리는 경우가 많은걸 보면 공부한다고 꼭 수익을 보는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해서

언론에서 좋다고 하는 주식도 사보고, 상식적인 선에서 접근했을 때 이런 이벤트가 있다면 주가가 오르겠구나 생각되는 종목을 사서 나름대로 투자를 해 보았어

 

약 삼개월이 지난 지금 느끼게 된 점은 우선 내가 굉장히 피폐 해졌다는거야

급등주에 올라타놓고 혹시 하락세로 전환 되지는 않을까 토론게시판에 씽크풀에 블라인드에

여기저기서 근거없는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위안을 삼고, 다시 또 걱정하는걸 되풀이하면서

상승이나 하락이 차트를 보면 '예측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아 (차트는 과거의 주가가 기록돼 있는 후행지표일 뿐인데 말이야)

 

그러다보니 스스로의 결정에 확신이 없어져 손해를 보고있는 주식이 더 떨어질까 손절하거나, 수익을 보고도 더 벌지 못했다며 괴로워했던 것 같아

 

이게 왜 그런걸까?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어 재테크는 평생해야하는 건데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할 거면 주식하면 안되는거 아닌가?

 

주식 어플을 지우고 몇일동안 생각해보니 이런 괴로움의 원인은 두 가지 였던 것 같아

 

1. 첫번째는 근거가 없는 매매를 했기 때문이야

기업의 가치가 현재 주가에 적정한지(자산+영업이익에서 부채를 빼고 남은 기업가치를 발행 주식수로 나눴을 때 지금의 주가보다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분석없이 차트만 보고 종목을 고르니 내가 산 가격이 싼건지 아니면 비싼건지 알리가 없고, 동시에 주가가 하락해도 내가 생각한 가격까지 올라갈거란 믿음이 없으니 버티지 못했던거지 (기업가치 평가 방법은 야마구치 요헤이의 현명한 초보 투자자에 알기쉽게 나와있으니 참고하자) 반대로 적정한 가격을 알고 있다면 그 가격에 가까워지기 전에는 수익을 봤다고 해도 섣불리 매도해 큰 수익기회를 잃게 되는 경우를 줄일 수 있겠지

 

2. 두번째는 투자의 본말이 전도 되었기 때문이야

무슨 말이냐 하면 투자를 돈을 벌어 조금 더 윤택한 삶을 살기위한 '수단'으로 생각해야하는데 나도 모르게 '목적'으로 여겨왔던 것 같아

도박성 투자자에게는 주가 상승과 하락이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즐거운 감정을 수반하는거라, 주식 매매 행위 자체가 '목적'이 된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수익률이 낮고, 손해를 본다고 해도 쉽게 멈출수가 없대. 애초에 주식 행위 자체가 아드레날린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놀이였던거야. 내가 딱 그래왔던 것 같아. 더 나쁜 건 근거가 없이 투자한 종목에서 이득을 보니 즐거움이 배가 되고 마찬가지로 근거가 없던 종목에서 손해를 보니 적당히 합리화 시키게 된다는거야.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학습 능력을 잃게 만드는 무서운 부분이지.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앞으로는 적금에 올인해서 틱낫한처럼 평정을 유지해야겠다일까?

 

그렇지 않아. 주식 책도 많이 보고, 업황도 눈여겨보고 주가가 등락하게 되는 계기 등을 눈으로 지켜보면서 충분히 준비가 됐다고 생각할 때까지 공부를 하려고 해 (적어도 책 열권은 봐야 손해를 봐도 납득하지 않을까 싶어)

 

이후에는 급등주 같은 단타 종목이 아니라,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수익을 볼 수 있는, 가격이 내려갈 때 오히려 추가매수 할 수 있는 정도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나름의 투자법을 찾아서 다시 시작하려고해.

 

요는 공부하자야. 공짜는 없고, 쉽게 번건 쉽게 잃는 것 같아. 나는 충분히 배워서 돌아올게!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형냐들 다들 성투했으면 좋겠어.

 

출처 : 블라인드 재테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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