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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로스쿨 생활에 대해서 2편

가카리 2019. 7. 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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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생활에 대해서

  로스쿨 입시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편인데, 2편(로스쿨 생활)과 3편(로스쿨 졸업 후 진로)는 동생도 아직 온전히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만 소개해 봄. 오류가 있다면 수정 요망.

2. 로스쿨 생활

1) 변호사시험

로스쿨 생활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호사시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

① 원래 변호사시험은 의사 국시처럼 로스쿨 교육 3년을 이수하면 누구나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자격시험(쉽게 말해 절대평가)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음.

  그런데 대한변협을 필두로 한 기성 법조인들이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를 결사 반대하는 바람에,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을 사실상 상대평가로 1600명 정도를 선발하는 선발시험으로 운영하게 됨.

② 변시 불합격자가 누적되면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50% 정도까지 떨어짐. 대체로 한번 떨어진 사람이 계속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변시에 처음 응시하는 초시생의 합격률은 70% 정도임.

③ 변호사시험은 졸업 후 5년 이내에 5번 밖에 응시할 수 없음. 5번을 떨어져서 영원히 변호사가 될 수 없는 로스쿨 졸업생을 ‘오탈자’라고 하는데, 변시가 8회까지 치뤄지면서 이러한 오탈자들도 점차 증가하는 중.

④ 외부인이 보기에는 50% 정도 합격률이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음. 그러나 이 시험을 응시하는 이들은 3년 동안 상당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투입하고 로스쿨 졸업장을 딴 친구들임.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지.

⑤ 그래서 올해 8회 변시 합격 발표를 앞두고 변시 자격시험화 요구가 터져나왔고, 법무부는 합격자를 100명 증원하여 합격률 50%를 맞춤.

  법무부는 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9회 합격자 수를 결정한다는 입장인데, 자격시험화 요구는 들어주지 않고 합격자 수를 20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음.

⑥ 여튼 이러한 변시 합격률 하락이 상위권 로스쿨과 하위권 로스쿨의 양극화를 불러왔는데, 변시 합격률이 높은 상위권 로스쿨은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입학하더라도 변호사가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하위권 로스쿨은 인기가 떨어지고 있음.

⑦ 변호사시험의 합격률과는 별개로, 변시를 합격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양은 매우 방대한데,

  변시가 민사법(민법+민사소송법+상법), 형사법(형법+형사소송법), 공법(헌법+행정법)의 선택형(객관식 시험), 사례형(논술형 시험), 기록형(가상의 소송기록을 검토하여 서면을 작성하는 실무형 시험) 시험을 5일(휴식일 1일 포함) 동안 모두 봐야하는 무식
한 시험이기 때문임.

  과거 사법시험 시절에는 학부에서도 법을 배운 법대생이 몇 년 공부해서 선택형 1차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1년반을 더 공부해서 사례형 2차시험을 보고, 최종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서 2년간 기록형을 공부하는 과정이었지만, 로스쿨 체제에서는   대한민
국헌법 한번 읽어본 적 없는 쌩 비법들이 3년 안에 선택형+사례형+기록형을 모두 대비해야 함.

2) 로스쿨에서의 공부

① 로스쿨에서도 학부와 비슷하게 매 학기 15~20학점 정도를 이수하게 되는데, 학점 수는 비슷해도 그 로드는 차원이 다르다고 함. 일단 법학 자체가 매우 방대한 학문인데, 중간/기말고사가 대부분 사례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사례에 어떤 쟁점을 적용
+결합해야 할지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쟁점의 일반론부터 학설 대립과 판례의 입장까지 답안지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암기해야 함.

② 상위권 로스쿨의 경우, 로스쿨 학점이 소위 ‘검클빅’(자세한 내용은 3편에서 서술)이라 불리는 좋은 커리어를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1~2학년 때 학점 경쟁이 매우 치열함. 중하위권 로스쿨의 경우, 검클을 목표하는 최상위권들은 학점 관리를 열심히 하지만, 변시만 붙자는 마인드로 학점 관리를 설렁설렁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음.

③ 어느 로스쿨이나, 교수들의 강의력은 대체로 좋지 않다고 함. 법대 시절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계셨던 철밥통 교수들이 많은데, 변시고 나발이고 로마법이 어떠니 독일 민법이 어떠니 하면서 마이웨이로 가르치는 분들이 많다고 하네.

  아예 판례와 다른 소수설을 주창하는 교수들도 많고. 그래서 교수가 노답인 과목이나, 주요 과목(민법, 형법 등)은 인터넷 강의로 보충하는 재학생들이 많음.

④ 학기 중에는 보통 오전에 수업 가서, 밤 9시~11시 정도까지 공부하는 듯. 주말에는 하루 정도 쉬는 것 같고.

3) 로스쿨 학비, 생활비

하도 언론에서 ‘돈스쿨’이라고 비판해서 로스쿨이 귀족학교라는 낙인이 찍혔는데,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말인 것 같아.

① 국립대 등록금은 학기당 600만원 정도(정확하지 않음), 사립대 등록금은 학기당 1000만원 정도인데, 한국장학재단 소득분위 기준 5분위 이하는 전액장학금이 나옴. 반액이나 1/3장학금도 있는데, 이건 학교에 따라 7~8분위까지 나오는 듯. 그리고 교수 
수업보조, 행정업무, 시험감독 등을 돕고 조교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건 학기당 200~300만원 정도임.

② 로스쿨은 다른 대학원과 다르게 한국장학재단에서 취업후상환 학자금대출을 해주는데, 등록금과 학기당 150만원 한도의 생활비를 연이율 2%대로 대출할 수 있음.

③ 로스쿨 재학생은 하나은행 등에서 2천만원 한도(서울대 로스쿨은 5천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뚫을 수 있는데, 이 방법을 통해 생활비를 조달하는 재학생들도 많음. 연이율은 3% 후반~4% 초반.

④ 학부 때와 달리 매일 점심과 저녁을 사 먹게 되므로 생활비는 더 드는 편. 그리고 매 학기 책값이 50만원쯤 들고, 상황에 따라 인터넷강의 수강료가 추가됨.

  인터넷 강의는 어둠의 경로로 싸게 구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예비 법조인들이 그런 식으로 공부하는 건 좋게 보이지 않더라.

④ 종합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서민이나, 등록금과 생활비 따위 부담되지 않는 상류층 가정에게 로스쿨은 좋은 제도인 것 같아. 가장 피해를 보는 건 9분위~10분위 초반 정도의 애매한 중산층 가정이고ㅠㅠ

4) 로스쿨의 방학

① 방학 때는 1~2주 정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대형 로펌의 인턴 프로그램을 다녀오기도 해. 나머지 시간은 다음 학기 예습이나 변시 과목 공부를 하면서 보내는 듯.

② 1학년 여름방학에는 리트를 다시 쳐서 소위 ‘반수’를 시도하는 재학생이 상당히 많아.

  지방로에서 인설로로, 인설미니에서 인설대형으로, 인설대형에서 KY로, KY에서 S로… 학교마다 수십명씩 탈출을 꿈꾼다고 함.

  리트가 많은 준비를 요하는 시험이 아니라서 가능한 일인데, 이게 로스쿨 파행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서울대를 필두로 반수생은 입시에서 페널티를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음.

5) 로스쿨의 인간관계

① 원래 짝이 있던 사람들은 많이들 깨지고, 2학년쯤 되면 로스쿨 CC가 상당히 많아지는 듯. 그러나 진리의 될놈될 안될안…

② 4명~8명 정도 인원으로 스터디를 조직해서, 문제풀이를 하거나 수업 복기를 하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몰려다니는 경우도 많음.

③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스쿨에도 운동, 문화예술, 학회 등 나름 동아리들이 활성화되어 있음. 1주일에 한 번 정도 짧게 모임하고, 함께 식사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아. 술자리는 학기당 1~2번 정도 있는 듯.

④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인 곳이라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경우도 많고, 일부러 마이웨이 아싸로 다니는 사람들도 있는 듯. 확실히 소문은 엄청 빨리 도는 것 같더라.

  3편(로스쿨 졸업 후 진로)에서 계속…

출처: 블라인드 이직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