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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하드웨어 엔지니어의 고민

가카리 2015. 12. 2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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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 전공한 하드웨어 엔지니어입니다.

힘들다면 힘들었던 취업난을 이겨내고 적당히 규모있는 회사에 취업한지 1년째 되었습니다. 업무는..거의 보조만 하다가 얼마전부터 작은

 

파트나마 설계를 들어가네요.

처음에는 그냥 닥치고 일했는데 어느정도 경험해보니 고민이 생겨납니다.

전공을 100% 살려 일한다는 점에선 메리트가 컸습니다. 학교에서 배운게 이렇게 써먹히는구나 피부로 느끼니 재미있기도 했구요.. 지금도

 

그런점에선 재미를 느끼기는 합니다만 재미가 다가 아니더라구요.

첫째로..일이 너무 많습니다. 여느 엔지니어의 삶이 다 그렇다 쳐도 주변인들에 비교하면 (전자과 인맥들..)너무 많다 싶을 정도.

하드웨어 엔지니어분들이면 다 느끼시는거겠지만..일자체가 노가다이지요. 설계, 부품챙기기..아트웤, pcb발주 , smt보내야하고 디버깅하고

 

검증하고 신뢰성 시험받으러 시험소가고. 현장 고장 이슈까지 신경쓰다보니 정말 보조만 하는 입장에서도 일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머리만

 

쓰는게 아니라 무거운거 들다보니 몸도 축나더군요..제 사수를 보면 어떠케 이렇게 살아왔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회사만 그러나 싶어서

 

다른 업체 분들하고도 얘기하며 물어보니 어디가나 마찬가지라고...

당연 저의 삶의 질은 최악입니다. work&life에서 work 밖에 없어요. 9 to 9는 기본이고. 신규 프로젝트기간엔 9 to 2도 흔합니다. 회사에서 대

 

우라도 잘 해주면 괜찮겠는데..흑흑

 

대신에 배우는건 확실히 많긴 합니다. 협력업체분들과 업무 연계할일이 많다보니 인맥도 많이 생겨나는 느낌이구요.

둘째로 걱정되는점은 하드웨어 엔지니어의 가치입니다. 고된일을 하는데.. 또 인력 공급은 잘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업무 강도 대비 대

 

우를 못받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1년차에 한군데 직장밖에 다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직이 용이할지도 의문이 듭니

 

다.. 양질의 일자리가 있을지도 궁금하구요. 가끔 대기업의 채용공고를 봐도 하드웨어쪽 일자리는 잘 안보이는거 같은데..미래에 옮겨다닐

 

곳이 없다면 그 역시도 문제일듯 싶어서요.

요즘같은 취업난에 그냥 버텨야 하는게 맞는거라고..애써 생각은 해보지만 커리어의 시작이 중요하다고 느껴져서 직무 자체를 바꿔야 하나

 

고민이 생겨납니다..10여년간을 이 일을 할수 있을런지. 그게 가장 고민인것이구요.. 아니면 제가 다니는 이 회사만 이렇게 미친듯이 괴로운

 

건지..버티고 다닌다면 밝은 미래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학부때 sw쪽도 자료구조나 부트로더,커널 올리는 정도까지는 건드렸던적이 있는

 

데..공부를 더 해서 임베디드 쪽으로 나가는게 오히려 나을런지요.

고난의 길을 먼저 걸어가신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 빨간거미()

    배우는게 많다고 하셨죠? 인맥도 늘고 있다고 하셨죠?
    현실적으로는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배우는게 없다고 싶을 때가 다른 일을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근의 하드웨어 설계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용이해졌습니다.
    부품들의 수준이 올라갔고, 왠만한 필요한 회로는 부품업체에서 다 제공하니까요.
    그럼 차별화를 위해서는 그 다음 영역을 가실 필요가 있습니다.
    레퍼런스 회로 그 이상을 추구하시던가, 아니면 설계된 회로의 검증을 위한 F/W 개발까지는 하실 수 있으면 좋습니다.
    F/W의 미드웨어나 어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만드는 것도 좋구요.

  • if else()

    답변 감사드립니다!
    말씀대로 아직 배울게 정말 많은지라 이런 고민들 자체가 이르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치만 워낙에 현재 생활이 힘들고.. 지금의 고생이 나중에 저에게 어드벤티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고민이 시작됐어요.. 방향은 빨리 잡는게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미 학부때 갈피 안잡은것에 대해 굉장한 후회중입니다.... :) 마찬가지로 나중가서 되돌아봤을때 지금 깊은 생각을 안한 것에 대해 후회할수도 있을테니까요..
    제가 신입이라 시장에서 어떠한 엔지니어가 가치있게 평가받는지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제가 쌩 하드웨어를 다루는 엔지니어인데... 여기서 디바이스 드라이버나 펌웨어를 할줄 알게 된다면 차별화가 되는것인지요. 순수 하드웨어만 다루는 엔지니어의 길만 걷는것보다 낫다면..저도 그쪽에 확실히 흥미가 생길듯 싶어요.

  • 빨간거미()

    H/W와 F/W를 한명이 할 수 있으면 업무 효율이 엄청 높습니다.
    특히 테스트와 버그 발생 시 문제해결에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담당이 다르면 서로 핑퐁이 되죠.
    그런데 H/W 개발자가 기능 테스트까지 할 수 있으면 그런 문제가 없습니다.
    만약 결과물이 PC나 다른 시스템과 통신하는 거라면, 관련 테스트까지 가능한 수준이면 더욱 좋습니다.

  • tSailor()

    1년은 짧습니다. 몇년 더 일하시고 다른 곳을 찾아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큰 회사 아닌 장점을 충분히 누리시느라, 라이프가 없어보이지만, 나중에 보상을 받을 기회는 올거에요.

  • if else()

    빨간거미님// 하드웨어랑 디바이스드라이버쪽.. 둘다 해보고 싶은 욕심은 분명히 있습니다. 나중에 제가 독립해서 뭔가를 해보기도 좋을테구요. 혹은 스타트업에 참여한다던가..괜찮겠죠? 말씀 감사합니다.

    tSailor님// 확실히 메이저 대기업들보다 제 실력 쌓기에는 좋다는 생각은 합니다. 하드웨어에 관해서는 A to Z를 다 하니까요. 그치만 제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를 계속 했을때 나중에 어디선가 필요로 하는 엔지니어가 될수 있을까? 싶은 생각과 그리고 지금같은 생활이 5년 10년 계속되면 인생이 행복하지 않을거 같아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는 다 그런건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보상받을 수 있다면 그 생각으로라도 버티겠지만요.

  • bittersweet()

    Set업계 H/W 엔지니어가 모두 느끼는 점입니다. 사실 노가다에 가깝죠. 대기업도 set분야 H/W 개발이면 동일합니다. 그쪽일이면 사실 몇년하시다 보면 더 배울게 없을시점이 오고, 이직할만한 분야도 다 고만고만한 분야뿐입니다. 그 중 그나마 괜찮은 케이스가 외국계 칩셋업체에서 회로설계, artwork지원정도죠. 특정분야로 국한하면(예를들면 RF관련 칩셋) 좀 더 전문성을 쌓을수 있습니다.

    H/W랑 driver랑 동시에 만질수 있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현재 직장에서 H/W 개발자가 driver쪽을 만질수 있나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회사면 효율화를 위해 당연히 분야를 나눠서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보통 스타트업이나 벤쳐정도 소규모 회사나 H/W, S/W를 같이 만질수있습니다.

    이직시에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면 H/W, S/W 당연히 나눠서 뽑기때문에, 칩셋에 맞는 H/W 회로설계, artwork, 튜닝능력도 있으면서 F/W 개발능력 보유한 H/W+S/W 가능자를 뽑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출처 : http://scieng.net/adujob/36637?page=3